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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니, 소리로 마음을 붙들다」 앞표지

다라니, 소리로 마음을 붙들다

번역하지 않고 전해 온 주문을 오늘 처음 외워 보기

박창원 지음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마술 놀이 주문과 한 글자가 다른 이 줄은 절에서 날마다 외우는 『천수경』의 첫 줄이다. 다라니는 뜻으로 옮기지 않고 소리 그대로 전해 왔다. 신라 사람은 석가탑 안에 두루마리로 넣었고, 일본 조정은 작은 탑 100만 기에 한 장씩 넣었다.

외운 사람들은 영험을 기록으로 남겼다. 오늘의 연구실은 같은 소리를 외우는 동안 숨이 1분에 여섯 번 안팎으로 느려지는 것을 쟀다.

이 책은 그 소리가 건너온 길을 따라간 뒤, 처음 외울 다섯 줄과 21일 동안 하루 10분 일정을 건넨다.

뜻을 다 몰라도 된다. 오늘 한 줄이면 시작할 수 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 절에서 『천수경』을 따라 외웠지만 무슨 소리인지 궁금했던 사람
  • 마음을 가라앉힐 짧은 습관을 찾는 사람. 하루 10분, 한 줄이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 다라니가 어디서 와서 어떻게 전해졌는지 기록으로 알고 싶은 사람
판형
128×188mm, 9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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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읽기 본문 7~10쪽, 서장 전문

서장. 수리수리 마수리아이들 놀이에 남은 천수경 첫 줄

손수건 위의 주문

아이가 손수건을 펼쳐 빈 손바닥을 덮는다. 그리고 손가락을 흔들며 외친다. “수리수리 마수리!” 손수건을 걷으면 사탕 하나가 나온다. 박수를 치는 어른들도 어릴 적 같은 말을 외쳤다. 이 말을 처음 배운 날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마술 놀이를 하다 보면 저절로 입에 붙어 있었다.

이 주문이 절에서 왔다는 이야기는 꽤 널리 퍼져 있다. 그런데 언제 누가 처음 무대에서 외쳤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불교신문의 한 해설 기사도 사람들이 언제부터 이 말을 마법 주문처럼 읊조렸는지는 모른다고 적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수리수리마수리’라는 낱말이 아예 없다. 기원을 밝힌 기록이 없으니 이 책도 단정하지 않는다.

확실한 쪽은 반대편이다. 절에서 날마다 외우는 『천수경』은 첫 줄을 이렇게 시작한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마술사의 ‘마수리’와 한 글자가 다를 뿐이다. 이 줄의 이름은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입으로 지은 허물을 깨끗이 하는 진언이다. 법회에서는 이 줄을 세 번 연거푸 외우고 나서야 다음 줄로 넘어간다.

마술 주문과 경전 첫 줄이 정말 이어져 있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그래도 둘을 나란히 놓으면 묘한 장면이 보인다. 뜻을 모르는 아이가, 뜻을 모르는 채로, 먼 옛날 인도 말에서 온 소리 한 토막을 즐겁게 외치고 있다. 다라니라는 오래된 공부가 바로 그런 모양을 하고 있다.

서장 끝까지 읽기

수리는 무슨 뜻인가

‘수리’는 우리말이 아니다. 고대 인도의 말 산스크리트의 ‘슈리(śrī)’를 소리 나는 대로 한자로 적었다가 다시 한글로 읽은 말이다. 산스크리트 사전은 슈리를 빛, 아름다움, 번영, 행운, 상서로움으로 풀이한다. 행운과 풍요의 여신 락슈미를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다. 우리 불교 해설은 ‘수리’를 상서로운 분이라는 뜻의 ‘길상존(吉祥尊)’으로, ‘마하’를 ‘크다’로 옮긴다.

그러니 “수리수리 마하수리”를 우리말로 바꾸면 대략 ‘상서롭고 상서롭다, 크게 상서롭다’ 정도가 된다. 뜻을 알고 나면 조금 김이 샌다. 사탕을 불러내는 힘 같은 것은 문장 어디에도 없다. 좋은 일을 빌며 좋은 말을 거듭하는 소리다.

그런데 이 소리가 지나온 길을 따라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도 말로 된 소리가 한자로 적혔고, 그 한자를 이 땅 사람들은 한글로 읽었다. 그동안 누구도 이 줄을 ‘상서롭다’는 뜻의 중국말이나 우리말로 바꿔 외우자고 하지 않았다. 경전의 다른 글은 공들여 옮기면서도 진언만은 소리째 남겼다.

뜻 대신 소리를 지킨 것이다. 지금 사람에게는 이상한 선택으로 보인다. 외국 노래 가사도 번역을 붙여야 마음에 닿는다고 여기는 시대다. 하지만 옛사람들은 일부러 옮기지 않았고, 그 까닭을 글로 적어 남기기까지 했다.

이미 입에 붙은 소리들

정구업진언 끝의 ‘사바하’도 같은 길을 걸어왔다. 산스크리트 ‘스바하(svāhā)’는 인도의 가장 오래된 경전 『리그베다』 때부터 신에게 제물을 바치며 외치던 말이다. ‘잘 받으소서, 복되소서’쯤의 뜻이다. 불교 진언은 이 말을 끝맺음으로 받아들였다. 『천수경』 가운데 신묘장구대다라니 한 편에만 사바하가 13번 나온다.

‘옴’은 더 익숙하다. 요가 수업 끝에 함께 길게 내는 그 소리다. 산스크리트 사전은 옴을 엄숙하게 ‘그렇습니다, 그리 되소서’ 하고 동의하는 말로 풀고, 기독교의 ‘아멘’에 견준다. 인도에서는 경전을 읽기 시작할 때와 마칠 때 이 소리를 냈다. 불교의 짧은 진언 가운데는 옴으로 열고 사바하로 닫는 것이 많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다라니를 처음 만나는 것이 아니다. 놀이터에서, 요가 매트 위에서, 절 마당을 지나다 들은 목탁 소리 속에서 이미 그 토막들을 들었고 따라 했다. 다만 그것이 무엇인지, 왜 뜻 대신 소리로 남았는지, 그 소리를 오래 외운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들은 적이 없다.

이 책은 그 세 가지를 차례로 따라간다. 1부는 소리가 인도에서 이 땅까지 건너온 길과, 사람들이 그 소리를 돌탑과 팔찌 속에 넣어 지닌 이야기다. 2부는 그 소리가 하는 일이다. 옛 기록에 남은 영험담을 출전과 함께 읽고, 오늘의 연구실이 잰 숫자를 보고, 미신이 아니냐는 물음에도 답한다. 3부에서는 짧은 진언 다섯 줄을 외우고, 하루 10분씩 21일을 이어 가는 방법을 적는다.

손수건 아래에서 사탕이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같은 소리를 천천히, 거듭, 마음을 실어 외워 본 사람들은 무언가 달라졌다고 적었다. 그 무언가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데 대단한 준비는 필요 없다. 이미 한 토막을 외우고 있으니 첫걸음은 뗐다.

다라니는 뜻을 다 몰라도 소리를 되풀이하는 동안 마음을 한곳에 붙드는 오래된 공부이고, 오늘 한 줄로 시작할 수 있다.

차례

  1. 서장. 수리수리 마수리아이들 놀이에 남은 천수경 첫 줄
  2. 1부. 소리가 건너온 길
  3. 1장. 옮기지 않은 까닭다라니는 원래 붙드는 힘이었다
  4. 2장. 탑 속에, 팔찌 속에다라니를 몸 가까이 두려던 사람들
  5. 3장. 같은 다라니, 세 가지 소리서울과 타이베이와 일본 선원의 신묘장구대다라니
  6. 2부. 소리가 하는 일
  7. 4장. 외운 사람들이 남긴 기록누가, 언제, 누구에게 일어났다고 적었나
  8. 5장. 숨이 여섯 번으로 줄 때되풀이하는 소리를 연구실에서 재 보니
  9. 6장. 네 가지 물음에 답하다불교 안에서 먼저 나온 반론들
  10. 3부. 직접 해 보기
  11. 7장. 처음 외울 다섯 줄짧은 것부터, 한 줄에 한 숨씩
  12. 8장. 21일 동안 하루 10분경전의 숫자와 절의 달력으로 짠 3주 일정
  13. 결장. 첫 줄을 외우려는 분께손수건 놀이에서 시작한 물음에 대한 답장
  14. 부록 A. 다라니 원문
  15. 부록 B. 본문에서 짧게 전한 영험기
  16. 부록 C. 본문에 없는 영험기 네 편

지은이

박창원

고등학교 때 불교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시작했다. 외할머니에게서 불정존승다라니를 받아 지닌 지 30년이 넘었다. 참선과 다라니에 관심이 많은 재가불자이지만, 사는 모습은 평범한 직장인이다. 「다라니, 소리로 마음을 붙들다」는 오래 외워 온 소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전해졌는지 기록을 따라가 본 책이다.

출처 본문 대목 88곳

본문에 쓴 사실과 영험기의 출처를 장 순서대로 모았습니다. 항목마다 본문 한 대목을 원고 그대로 싣고, 그 아래에 그 대목을 받치는 출처를 적었습니다. 날짜를 적은 확인 표시는 그날 원문을 다시 열어 대조했다는 뜻입니다. 장마다 묶은 출처는 모두 112건입니다. 한 장 안에서 같은 출처를 다시 쓴 곳은 처음 한 번만 적었고, 여러 장에 쓴 출처는 장마다 다시 적었습니다.

  1. 서장. 수리수리 마수리3
  2. 1장. 옮기지 않은 까닭7
  3. 2장. 탑 속에, 팔찌 속에8
  4. 3장. 같은 다라니, 세 가지 소리9
  5. 2부 여는 글1
  6. 4장. 외운 사람들이 남긴 기록9
  7. 5장. 숨이 여섯 번으로 줄 때6
  8. 6장. 네 가지 물음에 답하다7
  9. 7장. 처음 외울 다섯 줄13
  10. 8장. 21일 동안 하루 10분10
  11. 결장. 첫 줄을 외우려는 분께1
  12. 부록 A. 다라니 원문2
  13. 부록 B. 본문에서 짧게 전한 영험기8
  14. 부록 C. 본문에 없는 영험기 네 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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